intro. 남색 회색 그리고 하얀색
오랜 기간 유니폼을 입는 일을 해서 그런가? 꽤나 자주, 입을 옷을 고르는 일이 참 귀찮다는 생각을 해왔다. 20대즈음부터 옷이나 브랜드에 관심이 많았던터라, 그래도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는 패션에 꽤나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귀찮다 혹은 부질없다 라는 생각이 크게 강해졌던 두 개의 이유가 있었다면 그 첫번째는 캐나다에서의 1년간의 생활이었다. 27살에 떠났던 워킹홀리데이에서 아무도 날 모르는 삶은 꽤나 자유로웠다. 워낙에 다인종이고, 다양한 사람이 있는 그곳에서는 긍정적인 접근으론 다른이의 개성을 꽤나 존중해주는 분위기를, 회의적인 생각으론 남 일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인 편견일수도, 혹은 외부인이자 임시거주인으로서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여겼던 소외감때문에 든 생각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그와중에 내가 제일 좋았던 부분을 짚어보자면, 한국에서보다 나의 용모에 두는 관심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 한정된 시간과 더 한정된 생활비를 집중할 부분은 옷 보다는 여행, 미용보다는 음식이었고 그야말로 ‘집히는 대로 입는’생활을 할 수 있었다. 살아온 나날에 비해 매우 짧은 시간임에도, 한국에 돌아와서는 분명 ‘우리는 참 남의 용모에 많은 신경을 쓰는구나’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찌하겠나, 그 속으로 돌아온 나도 다시 내 용모를 단정과 개성 그 사이에 두고 싶다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잡았다. 분명한건 그러한 마음이 전보다는 변두리에 자리잡았고, 100개의 우선순위가 있다면 적어도 10칸이상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이유는, 당연하게도 나이가 들어감이 아닐까.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는 핑계인지 현실인지 나를 포함 주변의 남자들이 옷과 외모에 대한 관심이 퍽 식어감을 느꼈다. 불편한 옷에 가는 손길도 많이 줄고 왜 이렇게 옷을 고르는 시간이 아까운지. 아이러니하게도 ‘참 입을 옷 없다’라는 생각은 왜 아직도 드는걸까. 신경쓰고 싶지 않지만 추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일상복에서도 유니폼을 만들고 싶었다. 맘에 드는 옷이 있다면 여러벌을 사둘까? 색깔별로 사두는 건 어떨까? 한 계절에 그 옷만 입는건 어떨까, 예를들면 흰색 옥스포드셔츠에 생지데님 그리고 페니로퍼는 어떨까. 여름에는 하얀 티셔츠에 검정 반바지 그리고 에어포스? 입을 옷을 정해두면 고민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정말로 실현한다면, 현실적인 생각일까? 내 옷장이 편집증처럼 같은 옷만 가득한 모습, 괜찮은걸까.
2016년 10월,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의 작별회식.
이유야 어찌되었던 그와중에 내가 제일 좋았던 부분을 짚어보자면, 한국에서보다 나의 용모에 두는 관심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 한정된 시간과 더 한정된 생활비를 집중할 부분은 옷 보다는 여행, 미용보다는 음식이었고 그야말로 ‘집히는 대로 입는’생활을 할 수 있었다. 살아온 나날에 비해 매우 짧은 시간임에도, 한국에 돌아와서는 분명 ‘우리는 참 남의 용모에 많은 신경을 쓰는구나’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찌하겠나, 그 속으로 돌아온 나도 다시 내 용모를 단정과 개성 그 사이에 두고 싶다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잡았다. 분명한건 그러한 마음이 전보다는 변두리에 자리잡았고, 100개의 우선순위가 있다면 적어도 10칸이상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이유는, 당연하게도 나이가 들어감이 아닐까.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는 핑계인지 현실인지 나를 포함 주변의 남자들이 옷과 외모에 대한 관심이 퍽 식어감을 느꼈다. 불편한 옷에 가는 손길도 많이 줄고 왜 이렇게 옷을 고르는 시간이 아까운지. 아이러니하게도 ‘참 입을 옷 없다’라는 생각은 왜 아직도 드는걸까. 신경쓰고 싶지 않지만 추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일상복에서도 유니폼을 만들고 싶었다. 맘에 드는 옷이 있다면 여러벌을 사둘까? 색깔별로 사두는 건 어떨까? 한 계절에 그 옷만 입는건 어떨까, 예를들면 흰색 옥스포드셔츠에 생지데님 그리고 페니로퍼는 어떨까. 여름에는 하얀 티셔츠에 검정 반바지 그리고 에어포스? 입을 옷을 정해두면 고민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정말로 실현한다면, 현실적인 생각일까? 내 옷장이 편집증처럼 같은 옷만 가득한 모습, 괜찮은걸까.
그러다보니 ‘똑같은 옷’이라는 접근보다도, ‘아무렇게나 골라입어도 서로 어울리는 옷’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유니폼처럼 같은 옷은 아닐테지만, 무얼 입어도 나만의 정갈함이 보여지는 옷. 하지만 나에게도 귀찮거나 불편함이 없는 옷. 서로 잘 어울리려면 무엇을 고려하며 옷을 사야할까? 색깔이겠다! 나는 남색에 손이 많이 가니까, 남색을 주 색깔로 정하고 항상 잘 어울리는 색으로만 조합해야겠다. 그렇다면 회색과 흰색이면 되겠다. 같은 색으로만 입어도 또 다른 색깔을 섞어입어도 항상 이상하지 않을 색깔들. 그 색깔로만 사면 어떤 옷을 조합하건 적어도 추레한 모습으로 보이진 않을테지, 아마,,? 그래서 어느순간에서부터는 그 세가지 색깔 조합에서만 옷을 사오고 있었다. 남색 블루종 재킷, 회색빛의 면바지와 데님팬츠. 흰티셔츠만 여러장. 그러다 가끔 와이프나 친구들에게서 선물받은 핑크색깔 셔츠나 초록빛 후드자켓이 내 옷장에 끼어들면, 그게 또 마음을 불편하게했다. 난 3가지 색깔만 있어야하는데.. 불청객이 끼어있는 느낌? 이 옷들은 얼마나 입고 헤져야 버릴 수 있을까?
정해진 색깔로만 옷을 산다는, 한편으로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편집증에 스스로가 한심한 생각이 들었고, 여전히 다른이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는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때 쯤, 되려 다른 생각이 들어왔다. 내가 입을 때 기분 좋을 옷을 아주 오래간 입으면 그게 곧 나의 유니폼이 되는거 아닐까. 나의 몸에 맞추어 변형되고 헤져온 옷들. 촉감도 착용감도 그리고 그 옷과 함께하고 있는 기억들도 내게 너무 소중한 옷들. 일 년에 단 한 벌의 옷을 사더라도 아주 고심해서, 내 옷장 한켠을 내어주는게 아깝지 않은 옷과 아주 오래간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30년뒤에 65살인 내가 꺼내입더라도 여전히 어색하지 않을, 그런 옷들로만 앞으로 내 옷장을 채워나가자. 내가 상상하는 한 칸의 작은 옷장이 행복한 나의 기억으로 가득찬 열때마다 설레이는 마법같은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그래서 본 클럽의 이름을 thirty year wardrobe 라고 지어보았다. 내가 상상하는 30년뒤의 내 모습을 그려나갈 작은 옷장을 꾸밈없이 보여주면서, 앞으로 이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지 함께 고민하는 당신의 기다림과 조언들도 나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불청객치곤 참 잘 입고 다닌다, 휘뚜루 마뚜루.
정해진 색깔로만 옷을 산다는, 한편으로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편집증에 스스로가 한심한 생각이 들었고, 여전히 다른이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는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때 쯤, 되려 다른 생각이 들어왔다. 내가 입을 때 기분 좋을 옷을 아주 오래간 입으면 그게 곧 나의 유니폼이 되는거 아닐까. 나의 몸에 맞추어 변형되고 헤져온 옷들. 촉감도 착용감도 그리고 그 옷과 함께하고 있는 기억들도 내게 너무 소중한 옷들. 일 년에 단 한 벌의 옷을 사더라도 아주 고심해서, 내 옷장 한켠을 내어주는게 아깝지 않은 옷과 아주 오래간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30년뒤에 65살인 내가 꺼내입더라도 여전히 어색하지 않을, 그런 옷들로만 앞으로 내 옷장을 채워나가자. 내가 상상하는 한 칸의 작은 옷장이 행복한 나의 기억으로 가득찬 열때마다 설레이는 마법같은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그래서 본 클럽의 이름을 thirty year wardrobe 라고 지어보았다. 내가 상상하는 30년뒤의 내 모습을 그려나갈 작은 옷장을 꾸밈없이 보여주면서, 앞으로 이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지 함께 고민하는 당신의 기다림과 조언들도 나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