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lroy Tokyo Side Bag. 벨로이 도쿄 사이드 백 : 나만의 EDC파우치를 찾아서

 ‘바리바리’라는 단어는 어감과 행동이 참으로 직결되는 단어들 중 하나이다. 한살배기 애기랑 같이 다니는 아빠도 아닌데, 뭔 짐이 그리 바리바리 많은지. 이럴 때 저럴 때를 다 대비해서 이런 저런 짐들을 가지고 다니는 내가 때론 피곤할 때도 있지만, 가끔 그 짐들 중 하나가 딱 맞는 때에 ‘탁’하고 꺼내질때의 쾌감과 뿌듯함은 쉽사리 끊지 못할 보상 중 하나이다. 그렇게 이짐저짐 들고다니는 나이다보니, 가방을 여러개 옮겨가며 쓰는걸 선호하진 않는다. 내가 아는 위치에 내가 아는 물건이 착착 담겨있는게 좋고, 가방을 바꿔 들어야 할때면 그런 짐들을 또 하나 하나 옮겨넣어야 하는게 귀찮다. 그래서 어느순간에서부턴가, 파우치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 파우치에는 비상약과 휴지 등 위생용품들을 챙겨넣었다. 그리고 한 파우치에는 보조배터리와 칫솔, 껌 등 자주 손이가는 물건들을 담았다. 그렇게 두개의 파우치와 다른 짐들을 함께 들고 다녔는데, 그렇게 소분해둔 나의 보따리도 무언가 흐물흐물하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 괜시리 신경쓰였다. 이럴거면 제대로 된 파우치를 가방 내 공간구분함의 역할처럼 하나 준비하는게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맘에 쏙 드는 파우치를 찾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EDC(EveryDay Carry)와 연관된 Youtube를 구독하기도 했고, 간결하고 귀여운 데일리 툴들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 파우치 자체가 나만의 EDC로서 역할을 하길 바랬다.

 그렇다보니 파우치 자체에 바라는 것도 많아졌다. 너무 크지 않아서 어떤 가방에든 들어갔으면. 구획이 잘 나누어져서 내 짐들을 종류에 따라 나누어 보관했으면. 그리고 여행갈 때 혹은 짐을 줄여서 외출할 때는 파우치에 어깨끈을 따로 달아서 슬링백처럼 사용 할 수 있었으면. 이 조건들을 가지고 여러 브랜드와 물건들을 긴 시간 살펴보았다. 구획이 나누어졌으면 하다보니 아무래도 테크 파우치 종류가 눈에 많이 띄었는데, Aer, Incase 등 여러가지 브랜드가 있었지만 그중에서 bellroy라는 브랜드에서 가진 한 모델이 눈에 띄었다. 벤처 트래블 크로스바디라는 모델로, 다양한 구획과 탈부착인 어깨끈 외에도 깔끔하고 튼튼한 재질 등 마음에 꽤나 드는 모델이었다.
 
벨로이 벤처 트래블 크로스바디 [bellroy Venture Travel Crossbody] 블랙. 199,000원. 2026년 8월


 한국에서는 실물을 쉽사리 만나기 어려운 브랜드이다보니 해당 모델로 마음이 기운 상태로 이리 저리 고민해보고있는데, 3L라는 크기가 잘 와닿지 않았다. 너무 크진 않을까. 물론 크면 큰대로 내 EDC물품들을 차곡차곡 수납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또 채울 생각을 하고 있는 날 보니 가방의 크기를 제한해서 내 EDC의 양도 제한해야 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 들었다. 특히나 자주 사용하던 크로스바디 가방 하나에 대조해보니, 들어가긴 하더라도 빵빵하게 꽉 차는 크기였다. 그래서 같은 브랜드의 다른 물품들을 찬찬히 살펴보았고, 다른 제품이 눈에 띄었다.
벨로이 도쿄 사이드 백 [bellroy Tokyo Side Bag] Raven. 159,000원. 2026년 8월.


 대신해서 눈여겨본 이 가방은, 1L의 수납력으로 벤처 트래블 크로스바디에 비해 1/3의 수납력을 가진 도쿄 사이드 백이었다. 막상 외부 치수는 가로 40mm, 세로 20mm가 더 작아서 다이나믹하게 작아지진 않았지만, 비교적 다양한 가방에 수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수납력이 더 작으니 내부 물품의 양을 제한하기에도 좋아보였다. 충분히 긴 고민을 한 기간이었기에 바로 주문을 넣고 사용을 시작했다. 수납력과 사용성에 대해 얘기하기전에, 재질감의 요소들을 자랑하고 싶다. 사진에서도 더 러프한 텍스처가 눈에 띄었었는데, 실제로 받고 나니 더 자연스러운 착장을 제공해줄 재질이었다. 스포츠웨어의 매끈한 합성섬유보다는 면, 데님처럼 더 요철감있는 소재의 옷을 주로 입는 나에게 더 잘 어울렸다. 특히 가죽으로 만들어진 작은 파츠들 -브랜드택, 어깨끈 체결 루프 등- 과, 메탈 소재의 체결링이 더 단단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수납 입구는 위쪽과 뒷면, 두개로 나누어져 있고 주요 공간은 다섯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다. 나는 한 구획에 비상용마스크와 휴지 등 위생용품을 넣었고, 입구가 자연스럽게 여물어지는 중앙부엔 립밤이나 오일처럼 작은 화장품과 명함을 넣어두었다. 다른 구획에는 칫솔과 치약을 넣고, 작게 나누어진 수납부에는 각각 비상약품과 보조배터리를 나누어 담았다. 뒷면의 보조 수납칸에는 얇은 물품들만 수납이 가능한데, 나는 회사에서 주로 쓰는 출입용 네임택과 이어팟을 이곳에 담아두었다. 그리고 이 가방의 장점은 의외의 확장력에 있는데, 얇은 모양새이지만 내부에 담기는 물품에 따라서 가방 아래쪽이 넓게 펴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렇다보니 갑작스레 어떤 물품들을 추가로 담아 가져다녀야 할때도 쉽게 더 수납할 수 있고, 파우치를 꺼내 올려두고 물건들을 담거나 뺄 때에도 안정감있게 파우치가 서있다. 최근에는 영양제들을 추가로 넣어다니기 시작했는데, 무리 없이 더해지는 물품들에 더 흡족함이 들었다. 내부 라벨에는 Apple의 Airtag를 넣을 수 있는 똑 맞는 크기의 수납함이 마련되어있다. 분실에 대한 우려도 덜 수 있는 귀여운 장치이다.





 요즘 난 가볍게 다닐 수 있는 날들엔 도쿄 사이드백에 어깨끈을 연결해서 메고 다닌다. 유니폼이나 도시락처럼 다른 물품들을 함께 들고가야 할 때면 어깨끈을 떼어내고, 파우치로서 백팩에 바로 수납하여 들고다닌다. 얼마 전 전라도 광주로 여행을 할 일이 있었는데, 회사용 물품 대신 샘플 화장품과 작은 포마드를 넣고 나니 여행용 파우치로서의 역할을 해 주었다. 아마도 해외 여행을 갈 때면 한 구획엔 여권이 들어갈테고, 어깨끈을 잘 챙겨간다면 공항에서도 또 여행지에서도 가벼운 몸가짐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미 꽤나 많은 날들에 함께 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내 EDC로서도 오랜 시간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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